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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즈음에..

Weird Fishes : 2008/11/29 02:11
난 스물 다섯이다. 이제 한달 하고 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보내면 스물 여섯이 된다. 어릴때 참 김광석님을 좋아했더랬다. 나이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던 삼촌과 고모들과 사촌 누나의 영향이 컷다고 할수 있다. 어릴때는 아무것도 모른체 그냥 노래 자체를 좋아한 것일테고 그가 남긴 진정한 의미를 알지는 못했을 것이다.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던 어린애가 알긴 뭘 알았을까. 하지만 어쩌면 가장 슬픈건 점점 그 노래의 의미를 이해하고 공감해가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

난 지금 늦은 대학교 2학년이고 같은 학년엔 2살이 많은 형들이 있다. 항상 3년 뒤면 형은 서른인데..2년 7개월 뒤면 서른인데...2년 3개월 뒤면 서른인데...이제 곧 서른어택인데..어쩌면 친하기 때문에 곧 다가올 그날을 그렇게 놀렸는지도 모른다. 오늘이 한 형의 생일이였고 수업이 없던 난 시험 공부도 할겸 학교를 갔었다. 형의 수업이 끝나면 다 같이 술을 마시고 조촐한 생일 파티를 하러 가자고 하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중에 친구의 아이팟을 잠시 빌렸었는데 박상민의 '서른이면' 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항상 형들을 놀려왔던 것 처럼 이 노래를 외워서 오늘 노래방에서 부르면 대박이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냥 그 생각만 하면서 그렇게 들었었다. 하지만 그 가사는 오히려 나에게 그렇게 크게 다가 왔다. 


나의 첫사랑은 중학교 2학년때 였다. 어느 누구의 첫 사랑 처럼 참 보잘것 없는 그저그런 이야기지만 그때 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였음을' 처음 느꼇고 별것 아닌지도 모르는 것에 참 많은 의미를 부여 하면서 그 시간과 이별했다. 몇년이 지나고 내가 입대 하기 전에 '이등병의 편지'를 부르면서 친구들과 부둥켜 안으며 그 시간과 이별했다. 첫 사랑에 비해 두번째 그 다음...은 그와 같은 의미를 부여 하기엔 참 먼길을 지나온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늘 난 평소 처럼 서른에 근접한 형들을 놀리기 위한 것 뿐이였다. 그리고 그것은 뜬금 없이 나에게 다가 왔다. 박상민의 '서른이면'은 정말 직선적이고 현실적인 가사로 어릴때 나와 친구들..어쩌면 우리가 생각했던 그 서른과 너무나 닮아있었다. 그래서 더 크게 공감했는지도 모르겠고...연이어 흘러나온 김광석님의 '서른즈음에'는 그런 나의 마음에 이별했던 나의 모든 것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냥 기타소리가, 김광석님의 목소리가 좋아서 듣던 노래가...막연히 노래가 좋아서 들었었는데...그것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기분일까. 스무 살이 되던해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면서 참 많은 자유를 누리며 일탈을 즐기고 싶어했던게 바로 엊그제 같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대학생이라는 딱지와 법적으로 성인이라는 꼬리표만 있었지 아무것도 아닌 것이였다. 여전히 부모님은 나의 큰 희망이고 지원군이 되며 나는 보잘것 없으니 말이다.

어릴땐 그저 연장자들의 공감대가 부러웠을테지만..어쩌면 지금 가장 슬픈건 어릴때 그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듣던 노래가 드디어 나도 공감 되어가는 현실일 것이다. 그리고 그때 이미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이제야 어른이 되어간다. 알고 싶지 않았던 것들, 알수 없던 것들을 하나씩 깨달으면서 그렇게 잊어 버렸던 많은 것들을 다시 그리워 하고 어른이 되어간다. 그리고 또 그때가 되면 난 매일 이별 하며 살고 있을것이다. 난 이제야 겨우 스물 다섯이고 그 그리움은 더욱 커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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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ove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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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러고보니 요즘 제 이웃 분들이 서른즈음에와 관련된 글을 많이 올리시는 것 같아요. :) 세월의 힘 때문일까요.

  2. 이럴수가..
    방금전에 간 이웃블로거님도 김광석 포스팅이었는데..
    왠지 김광석 노래를 들어봐야할 것 같은 기분입니다. ㅎ